전세보증금이나 대출이 남아 있는 집을 자녀에게 증여하면서 그 채무까지 자녀가 넘겨받기로 하면, 이를 부담부증여라고 합니다. 이때 증여세는 집값 전체가 아니라 집값에서 넘겨받은 채무를 뺀 금액에만 매겨집니다. 시가 10억 원 아파트에 전세보증금 4억 원이 끼어 있다면 증여세 과세 대상은 6억 원입니다.
대신 값이 있습니다. 채무를 넘긴 4억 원은 증여가 아니라 부모가 집의 일부를 자녀에게 판 것으로 보아 부모에게 양도소득세가 따로 나옵니다. 그래서 부담부증여의 절세 여부는 증여세가 줄어든 금액과 새로 생기는 양도소득세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야 알 수 있습니다.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는 모두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안에 신고하는 구조라, 11월에 증여한다면 내년 2월 말이 첫 번째 기한입니다.
부담부증여는 채무 인수액만큼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빠지고, 그 금액은 증여자의 양도로 바뀝니다. 증여세에서 줄어든 세액이 양도소득세보다 크다면 유리하고, 증여자가 비과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총세금이 늘 수 있습니다. 증여하기 전에 두 세금을 함께 계산해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부담부증여는 하나의 증여를 둘로 나눠 과세합니다
일반 증여는 받은 재산 전체에 증여세가 붙는 단순한 구조입니다. 부담부증여는 증여받는 사람이 증여자의 채무를 함께 인수하는 조건이 붙기 때문에 거래가 두 부분으로 쪼개집니다. 채무를 뺀 나머지는 말 그대로 공짜로 넘겨받은 부분이라 증여, 채무를 짊어진 부분은 값을 치르고 넘겨받은 것과 같아 양도로 취급합니다. 국세청 국세상담센터는 담보된 채무를 인수한 금액은 증여재산가액에서 제외되며 증여세는 과세되지 않고, 그 인수한 채무액에 대해서는 증여자에게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고 안내합니다.
누가 어떤 세금을 내는지도 달라집니다. 증여세는 재산을 받은 자녀가 내는 세금이고, 양도소득세는 재산을 넘긴 부모가 내는 세금입니다. 같은 날 거래에서 두 사람에게 서로 다른 신고 의무가 생기는 셈이어서, 가족 안에서 누가 얼마를 부담할지 미리 정리해 두지 않으면 신고 때 혼선이 생깁니다.
채무로 인정받으려면 갖춰야 할 조건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빼 주는 채무는 해당 증여재산에 담보된 증여자의 채무로서 수증자가 인수한 금액이고, 임대보증금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조건을 풀어 쓰면 세 가지입니다.
- 증여하는 그 집에 담보된 채무일 것: 전세보증금, 해당 주택을 담보로 받은 주택담보대출이 대표적입니다.
- 증여자 본인의 채무일 것: 증여재산에 담보된 제3자의 채무는 수증자가 인수하더라도 증여재산가액에서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 국세청의 해석입니다.
- 수증자가 실제로 인수할 것: 새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가 자녀에게 넘어가고, 대출이라면 자녀가 원리금을 갚는 구조여야 합니다.
증여세는 얼마나 줄어들까: 10억 원 아파트 계산
숫자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부모가 시가 10억 원 아파트를 성년 자녀에게 증여하는 상황입니다. 이 집에는 임차인 보증금 4억 원이 있고, 자녀가 이 보증금 반환 의무를 인수합니다. 직계존속에게서 증여받는 경우 10년 합산 증여재산공제는 5천만 원이고, 증여세율은 과세표준 5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 구간이 30%, 누진공제 6천만 원입니다(국세청 증여세 세율 안내).
계산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 전부 증여: 10억 원 − 공제 5천만 원 = 과세표준 9억 5천만 원 → 9.5억 × 30% − 6천만 원 = 산출세액 2억 2,500만 원
- 부담부증여: (10억 원 − 채무 4억 원) − 공제 5천만 원 = 과세표준 5억 5천만 원 → 5.5억 × 30% − 6천만 원 = 산출세액 1억 500만 원
- 차이: 2억 2,500만 원 − 1억 500만 원 = 1억 2,000만 원
| 구분 | 전부 증여 | 부담부증여 |
|---|---|---|
| 증여세 과세가액 | 10억 원 | 6억 원 (10억 − 4억) |
| 증여재산공제 후 과세표준 | 9억 5천만 원 | 5억 5천만 원 |
| 적용 세율 | 30% (누진공제 6천만 원) | 30% (누진공제 6천만 원) |
| 산출세액 | 2억 2,500만 원 | 1억 500만 원 |
| 추가로 생기는 세금 | 없음 | 부모의 양도소득세 |
두 경우 모두 과세표준이 5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라서 같은 30% 구간에 걸립니다. 만약 채무 인수로 과세표준이 5억 원 이하로 내려가면 세율이 20% 구간으로 떨어져 절감 폭이 더 커지고, 반대로 채무가 적어서 구간이 그대로면 줄어드는 세액은 채무 인수액에 30%를 곱한 만큼입니다. 이 예시에서 4억 원 × 30% = 1억 2,000만 원이 줄어든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양도소득세는 이렇게 계산됩니다
증여세가 줄어든 만큼 이제 부모 쪽 세금을 봅니다. 국세상담센터 설명에 따르면 부담부증여로 양도로 보는 부분은 양도가액이 인수된 채무액이 되고, 취득가액은 증여자가 그 집을 취득했을 때의 가격에 채무액이 증여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곱한 금액이 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59조 제1항). 집 전체의 취득가액 가운데 양도로 보는 비율만큼만 필요경비로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 양도가액 = 인수한 채무액 = 4억 원
- 취득가액 = 3억 원 × (4억 원 ÷ 10억 원) = 1억 2,000만 원
- 양도차익 = 4억 원 − 1억 2,000만 원 = 2억 8,000만 원
2억 8,000만 원이 곧 세액은 아닙니다. 여기서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 비과세 해당 여부, 기본공제, 세율 적용이 이어집니다. 아래 표처럼 증여자의 상황에 따라 같은 양도차익에서도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 증여자의 상황 | 양도소득세 부담 | 부담부증여 판단 |
|---|---|---|
|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춤 | 양도 부분이 비과세 범위 안이면 세금이 없거나 작음 | 증여세만 줄어들어 유리한 경우가 많음 |
| 다주택자로 양도차익이 큼 | 양도소득세가 크게 나올 수 있음 | 증여세 절감분과 비교 필수 |
| 취득가액이 낮음(오래 전 취득) | 채무 비율만큼 낮은 취득가액이 적용되어 양도차익이 큼 | 양도세가 증여세 절감분을 넘을 수 있음 |
기준시가로 신고했다면 취득가액도 맞춰야 합니다
국세상담센터는 증여가액을 기준시가로 산정한 경우에는 취득가액도 기준시가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안내합니다. 증여가액은 기준시가, 취득가액은 실제 매입가로 섞어 쓰면 비율이 어긋납니다. 아파트는 같은 단지의 거래 사례가 있으면 시가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아 이 쟁점이 덜 생기지만, 단지 거래가 없는 주택이나 토지는 어느 가액을 기준으로 삼는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처럼 직계존비속 사이의 부담부증여에서는 채무가 자녀에게 실제로 넘어갔는지를 엄격히 봅니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 간의 부담부증여로서 수증자가 인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채무액은 양도로 보는 채무액에서 제외됩니다. 자녀가 인수한 보증금·대출을 부모가 대신 갚는다면 그 금액은 별도의 증여로 볼 수 있으므로, 자녀가 자기 돈으로 채무를 상환했다는 자료(계좌이체 내역, 임대차계약서의 임대인 변경 등)를 남겨 두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어디에 신고해야 하나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는 각각 신고서가 따로 있습니다. 국세청 신고납부기한 안내는 부담부증여 시 양도소득세 예정신고 기한을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로 정하고 있고(소득세법 제105조), 증여세 신고기한도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8조). 11월 중 증여하면 11월 30일에서 3개월이 지난 2027년 2월 말일, 12월 중 증여하면 2027년 3월 말일이 기한입니다. 기한의 마지막 날이 토요일·일요일·공휴일이면 그다음 날이 기한인데, 2027년 2월 28일은 일요일이고 3월 1일은 삼일절 공휴일이므로 11월 증여분의 실제 기한은 3월 2일(화)입니다.
양도소득세는 이번 예정신고 외에도, 양도한 해의 다음 해 5월 1일부터 5월 31일 사이에 확정신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해에 다른 부동산 양도가 없다면 예정신고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해당 연도에 다른 양도가 있으면 합산되므로 신고 대상 여부를 따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자녀가 임차인의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시점
부담부증여로 집을 받은 자녀는 임대인의 지위를 이어받습니다. 임차인이 계약을 끝내고 나가는 시점에 보증금 4억 원을 돌려줄 책임이 자녀에게 있기 때문에, 그 자금 계획이 없으면 증여 후 자녀가 부모에게서 돈을 받아 보증금을 반환하는 일이 벌어지기 쉽습니다. 이때 부모가 건넨 돈은 다시 증여로 보일 수 있습니다. 증여 전에 보증금 반환 재원을 자녀가 마련할 수 있는지 먼저 따져 두어야 합니다.
부담부증여가 맞는 경우와 맞지 않는 경우
부담부증여는 만능이 아닙니다. 채무가 있는 집을 넘기려는 사람에게 선택지가 되는 방식일 뿐, 증여세와 양도소득세의 합이 일반 증여보다 작아야 의미가 있습니다. 실무에서 판단을 가르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증여자의 양도소득세 부담이 작을 때: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춘 집이거나, 취득 후 오래되지 않아 양도차익이 작은 경우입니다.
- 수증자가 채무를 감당할 수 있을 때: 자녀 본인의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을 갚거나 보증금을 돌려줄 계획이 서 있어야 합니다.
- 증여세 절감 폭이 클 때: 위 예시처럼 채무가 크고 증여세 구간이 높아 줄어드는 세액이 클수록 유리해집니다.
- 맞지 않는 경우: 다주택자로 양도세 중과 가능성이 있거나, 취득가액이 낮아 양도차익이 큰 경우에는 증여세 절감분이 양도소득세로 상쇄되어 총부담이 더 늘 수 있습니다.
증여 전에 양쪽 세금을 모두 계산해야 하는 이유
부담부증여로 증여세를 낮추려다 막상 부모의 양도소득세를 계산해 보면 절감분보다 커서 일반 증여나 시기를 미루는 방안이 나을 수 있습니다. 또 증여를 마친 뒤 전세보증금을 부모가 대신 돌려주면 자녀가 채무를 인수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증여 전에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함께 계산해 보고 채무 인수 자료를 갖춰 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세보증금이 낀 아파트를 증여하면 증여세 계산에서 보증금은 어떻게 처리되나요?
수증자가 보증금 반환 의무를 인수하면 그 금액은 증여재산가액에서 차감됩니다. 시가 10억 원 아파트에 보증금 4억 원이 있다면 증여세 과세가액은 6억 원이고, 직계존속에게 증여받는 성년 자녀라면 공제 5천만 원을 빼 과세표준이 5억 5천만 원이 됩니다. 단, 차감받은 4억 원은 증여자의 양도로 보아 양도소득세가 따로 계산됩니다.
Q. 은행 대출이 있는 집도 부담부증여가 되나요? 부모의 사업 대출을 자녀가 인수하면요?
해당 집을 담보로 한 증여자의 대출을 수증자가 인수하면 부담부증여입니다. 증여하는 집에 담보되어 있지 않은 채무, 또는 제3자의 채무를 인수한 경우에는 증여재산가액에서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 국세청의 안내입니다. 부모의 사업 대출이 그 집에 근저당으로 걸려 있어도 채무자가 증여자 본인인지, 제3자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채무자 명의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부담부증여 때 양도소득세는 얼마나 되나요?
양도가액은 인수한 채무액, 취득가액은 증여자의 취득가액에 채무액이 증여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계산합니다. 예시처럼 3억 원에 산 집을 10억 원에 증여하며 채무 4억 원이 넘어갔다면 양도차익은 2억 8,000만 원이 됩니다. 이후 세액은 비과세 해당 여부, 보유기간, 주택 수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인 금액은 정할 수 없습니다.
Q. 부담부증여는 언제까지 신고해야 하나요?
증여세는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 양도소득세는 부담부증여 시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예정신고합니다. 11월에 증여했다면 두 신고 모두 2027년 2월 말일이 기한이지만, 그날이 일요일이고 이어지는 3월 1일이 공휴일(삼일절)이라 실제로는 3월 2일까지 신고하면 됩니다.
이 글의 내용과 관련한 세무 검토가 필요하신가요? 세무 상담을 신청하세요.